™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행복

카잔 2009. 5. 19. 17:16

어린 시절, 어른들은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좋은 대학교에 들어갈 만큼 10대를 학업에 투자하지 못했다. 
20대가 되어서야 공부하기 시작한 나는, 결국 세상이 권하는 순서대로 사는 것을 포기했다.
뒤늦게 그 순서를 따르려 하니 무엇보다 과정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과정이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결코 그 여정을 걷고 싶지 않다.
나는 과정이 즐거운 길을 택했다. 나의 흥미를 끄는 일들만을 선택했다.
첫번째 직장이 그랬고, 와우팀의 출발도 그랬다. 누가 시킨 것은 없었다.
내 영혼이 꽤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면, 도전을 했다. 지금은 나의 몸과 마음도 그곳에 있다.

"지속적인 행복을 얻으려면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탈 벤 샤하르, 하버드대 강사



강사가 되는 것은 십 여년 전 나의 마음 속에 들어온 소원이었다.
21살, 나는 지인들을 불러 모아 첫번째 강연을 했다.
3일간에 7시간 30분 동안의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과감히 시도했다. 고맙고 다행스런 일이다.
그저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나의 소원이 나의 재능에 연결된 것인지 결코 알지 못했으리라.
나는 다니던 대학교의 대강당에서의 강연을 도전 해보고 싶었지만 실패할까봐 두려워 포기했다.
시도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실패는 아무 것도 아닌데...

나는 강연을 하는 것도 매우 좋았지만,
소규모의 인원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며 함께 공부하는 것이 더욱 좋았다.
좀 더 행복해지고, 좀 더 성장하도록 서로가 서로를 돕는 작은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다.
이런 소원을 시도한 것이 와우팀 1기가 탄생한 배경이었다.
매년 와우팀이 진행되면서,
나는 대규모의 강연보다 와우팀에서의 교제와 학습이 나를 더욱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인생은 짧다. 진로를 선택할 때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라. 그 중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선택하라. 다시 그 중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들로 선택의 폭을 좀 더 줄여라. 마지막으로 그 중에서 정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그 일을 하라."
- 탈 벤 샤하르, 하버드대 강사


20대의 에너지와 내일을 향한 희망이 가득할 때, 종종 유혹이 찾아들었다.
NRC 등의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제안이 그런 유혹 중에 하나였다.
나는 좋은 재화나 서비스를 가진 네트워크 회사를 신뢰한다.
허나, 그들이 사업을 권하는 논리가 나의 철학과는 도무지 맞지 않았다.
그들은 종종 이런 말을 했다. 달콤한 내일을 약속하며 건넨 말들이다.
"수년만 바짝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반대해도 성공하기만 하면 이해해 줄 겁니다."

나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행복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산다. 내일이나 어제를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늘만 참고 견뎌 내면 내일에는 행복이 주어질 것이라는 말에, 나는 의심한다. 
'오늘도 즐겁고, 내일도 즐거운 방법이 있지 않을까?'하고.
나는 내가 꿈꾸는 일들을 하며 바로 오늘 행복하고 싶었다. 이런 소원 덕분에
과정에서의 행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성취주의적인 유혹에 거절할 수 있었다.

"사람에게 궁극적인 가치는 돈, 지위, 권력과 같은 외부 수단이 아니라 바로 행복이다."
- 탈 벤 샤하르, 하버드대 강사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일부를 희생하며 얻은 결과는 늘 예상을 빗나갔다. 
나의 예상은 이것이었다. '내일의 나'가 '오늘의 나'에게 고마워하고 감탄하리라는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참느라고 애썼다고 어깨라도 두드려 주리라 생각했지만,
'내일의 나'는 희생하고 참아 온 '오늘의 나'에게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왜 이런 결정을 했냐?'고.

나는 고등학교 3학년, 길게는 12년 교육의 결과로 선택한 대학 학과에 만족하지 못했다.
교육처장실을 오가며, 전과를 하려던 나의 노력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전과가 없었다. 국립대학교였던 모교는 서울대가 시행을 해야 따라한다는 말만 들었다.)
'오늘의 나'는 '미래의 나'를 위해 오늘의 일부를 꼬박꼬박 희생하지만,
'미래의 나'는 그것을 그다지 고마워하지 않았다. 어리석은 헌신은 이제 그만하고 싶었다. 

이후부터 나는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만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때로 행복한 일인지 헷갈리는 경우라면, 나의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은 피하기로 했다.
직장을 선택한 것도, 와우팀을 계속 진행한 것도, 강의를 하는 것도, 책을 쓰는 것은
모두 내가 수년 전부터 하고 싶은 일이었고, 하는 것 자체가 내게 선물인 일들이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니 일을 하는 과정 자체가 보상이었다. 
야근을 해도 힘들지 않았고, 일이 조금 넘치게 몰려 와도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일 자체가 목적이다. 보수도 중요하고 출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일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 원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적인 동기에 따라 움직이고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
- 탈 벤 샤하르, 하버드대 강사


행복을 누리려면, 행복을 찾는 일보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일이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따뜻한 봄햇살을 맞으며 걸을 때에도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가를 바라보면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봄햇살 속에 행복이 깃들어 있거나, 아가가 행복을 쥐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행복은 누리고 있는 사람은 세상 만사로부터 행복을 발견한다.

행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결단코 외부 세계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행복은 우리 밖에서가 아니라,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내가 행복을 자주 누릴 수 있는 까닭은 내가 어떤 일을 잘하는지,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내 어깨의 짐을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비교적 잘 알기 때문이리라.

"행복 찾는 일을 그만 두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라"
- 오리슨 스웨트 마든


 

나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그저 누리고 싶었다.
내게 행복은 관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 일상의 문제였다.
내게 '기분좋음'을 선사하는 일이 아니라면, 그 일로 하루를 채우고 싶지 않았다.
때로 행복보다는 '의미있는 일'을 선택하기는 했지만,(움직이기 귀찮은 날에 봉사 강연을 가는 것)
대부분 의미는 행복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이렇게 행복을 누리고 있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