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웃음 in Family
두 달에 가까운 여행을 다녀온 뒤라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고향을 향했고 특별한 느낌으로 동대구역에 내려섰다.
고향과 사는 곳이 다른 사람들, 더 정확하게는
고향에 가족을 둔 채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은 기차역의 풍광에 익숙하다.
사실 고향을 떠난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면
고향역에 내리면서도 조금은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허나, 어색함은 가족을 만나는 순간 아침 햇살에 안개가 사라지듯
흔적도 없이 지워지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어린 시절의 편안함을 회복한다.
나 역시 약간의 어색함으로 지하철 동대구역에 들어섰고
번번이 지하철 티켓을 사야 하는 조금의 불편함으로 집으로 향했다.
불편함과 어색함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사라진다.
반겨주는 숙모와 할머니, 그리고 애견 쭈삐. 하하하.
그만 써야겠다. 괜히 삼촌 숙모 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니 말이다.
한가위 때마다 가족이 없는 이들이 떠오른다. 이유는 모른다.
이번 한가위 때도 마찬가지였다. 외로운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마도 가족이 있으면서도 어머니는 계시지 않기에 그렇다는 추측 뿐이다.
자녀들에게 고약한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가족이 힘이다, 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기가 망설여진다.
허나, 어머니를 일찍 여읜 자녀들이 받는 환경의 영향력도 알기에
가족은 여전히 생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싶다.
무엇보다고 분명한 것은 우리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강인한 영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 일어난 사건들보다 중요한 것을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니까.
가족이 있다면 힘이 될만한 큰 자산을 가진 것이고
좋은 가족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가장 행복할 만한 이유를 가진 것이리라.
두 가지 경우 모두 가능성으로 표현한 것은
자신이 깨닫지 못하면 아무 것도 느끼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도 사실이기에 그랬다.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다가 훌륭한 삼촌, 숙모를 만나 제2의 가정을 지니게 된 나는
가족의 유무를 모두 경험해 보았으니 이런 말을 할 자격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심오한 주제를 언급한 부담감을 떨쳐 버리려 한다.
완전히 떨쳐 버리기 위해 얼른 글을 맺어 버린다. 후다닥.
2. 유쾌함 with Friend
친구들을 만났다. 나의 친한 친구가 삼촌과 동업을 하고 있어 편리해졌고 편안했졌다.
두 개의 바구니를 들고 가다가 하나의 튼튼한 가방에 담아 한꺼번에 쥐어든 느낌이랄까.
삼촌 차를 함께 타고 나가거나 삼촌 만나러 간다고 하여 그곳으로 가면 친구가 있으니 말이다.
대구에 도착하여 친구에게 간다고 하면, 곧 삼촌과 함께 들어가겠다는 말이 되니
언어의 축약 효과가 아주 대단해진 것이다. 물론 이번엔 집으로 먼저 갔다. 명절이니.
친구 가게로 친구들이 모였다. 편리함이 또 있네.
그곳이 당구장이니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함께 공을 치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 놈들 학창 시절부터 어울렸던 친구들이라 퍽이나 친하고 퍽이나 정겹다.
만남은 즐거웠고 헤어짐은 아쉬웠다. 아마도 명절이 아니라면 좀 더 있다가 왔을 게다.
명절이라 다음 열차는 모두 매진이었던 것이다.
3. 기대 for a love
"다음 명절 때에는 함께 오든, 좋은 소식 안고 올께요."
애인이 없어 가족들에게 던진 위로 혹은 선언이었다.
뭔가 마음 속에 복안이 있는 것은 아니고, 노력하겠다는 말이었다.
어느 덧, 여자 친구랑 헤어진지 2년 6개월이 되어간다.
혼자 지내는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서로 사랑하는 것이 어색해지기 전에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미 오래 전에.
왠지 모를 이번 겨울에는 홀로 보내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
땅을 파 보아도 알 수 없는 그 기대감의 근원.
절망보다는 나은 것인가, 비현실적인 이놈의 사고방식을 뜯어고쳐야 하나.
기대감의 저 밑바닥에는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어서 그냥 놓아 둔다.
자신감이라도 있으니 이제는 좀 더 실제적인 노력을 해 보자,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해야 될 일이 생겼다. 지저분하게 길어져 버린 머리카락도 자르고 가을 셔츠 하나를 구입하자.
호호.
4. 진지 reading a book
연휴 기간 틈틈히 한 권의 책을 완독했다. 『연금술사』.
책을 읽으며 많은 것들을 잃어버린 도난 사건을 생각하기도 하고
자아의 신화에 대하여 이런 저런 생각을 했던 진지한 시간이었다.
그래, 즐겁기보다는 진지했던 독서였다.
내 인생에서 일어나고 있는 표지들을 읽어내고 싶었고,
보다 강인한 영혼으로 성장하고 싶었다.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을 때 보다 읽은 책에 대하여 생각하고
몇 가지의 단상으로 정리할 때에 더 많이 배운다.
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히 그렇다.
읽을 때보다 읽을 것을 정리하고 생각할 때 제대로 배운다.
묘하게도 정리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읽는 것이 더 편하고 좋다.
책장을 넘겨 가며 밑줄친 것들을 읽어 보고
느낌이 오는 문장들을 노트북에 옮겨 적는 일은 귀찮다.
그냥 다음 책으로 넘어가고 싶은 유혹이 찾아든다.
나에게 몇 마디를 건네야 하는 순간이다.
"읽은 책의 권수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읽은 것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게 중요하잖아.
지금 너는 심심풀이로 독서를 하는 게 아니라
너의 성장을 위해 읽고 있으니 귀찮다고 멀리 하지 말기를.
그것이 너에게 맞는 배움의 방식을 기억하기를."
이것은 한가위를 보낸 일상에서 나의 일이 될 것이다.
한가위 때에는 노트북 앞에 앉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이 생겼으니 기뻐해야 할 터인데,
생각하는 일이 왜 이리 귀찮게 느껴질까? 이것은 어떤 표지일까? ^^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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