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인 기업가의 세계는 자유로운 전문가들의 세계다. 1인기업의 선구자 중 한 명인 톰 피터스는 1인기업을 'PSF(Professional Service Firm)'으로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1인 기업가란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이다. 물론, 모든 1인 기업가가 업계 최고 수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은 되어야 한다. 업계 최고의 수수료는 아니더라도 자기가 제공한 서비스에 맞춤한 만큼의 수수료를 당당히 요청할 수 있을 정도로 열정과 최선으로 일해야 한다.
처음에는 서비스 수수료를 정하는 주체가 고객이지만, 1인기업의 전문성이 높아지면서 주체가 1인기업으로 바뀐다.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자유는 커진다. 주는 만큼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만큼 요청한다. 하고 싶을 때 일을 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 자유와 여유가 깃든 매력적인 세계다. 자유는 훌륭한 자기경영의 결과다. 누구나 1인 기업이 되지만, 그들 모두가 자유로운 1인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경영에 실패하면 1인 기업가의 삶도 흔들리고 만다. 1인기업가는 자기가 곧 기업이다. 1인기업가의 자기경영은 업무 성과, 시간관리 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생경영이 곧 1인기업가들의 자기경영이다. 삶을 잘 꾸려나가는 것 자체가 1인기업가로서의 성공에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말이다.
나는 2009년을 1인 기업의 매력을 한껏 누리며 한 해를 보냈다. 하고 싶은 만큼의 강연만을 했고, 떠나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다녀 왔다. 일년 중 90일 남짓 동안 해외 여행을 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다. 집중적으로 일하고, 집중적으로 쉴 수 있는 탄력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또한 가전 제품과 자동차를 사는 대신 여행에다 돈을 투자하였다는 말이다. 돈을 덜 버는 대신 여가를 누리자는 것으로 배우자와 합의할 수 있다면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나는 매년 성장하는 기분을 맛보지만, 그것이 소득의 증가에서 온 것은 아니다. 내 영혼이 성장함을 느끼고, 정신과 재정이 점점 독립적으로 되어간다는 의미다.
찰스 핸디는 "내년도 성장계획이 어떻게 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보다 많은 수익이나 매출 목표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질문을 교향악단에게 던진다면? 아마도 악단 수를 늘리기 보다는 명성이나 레퍼토리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나의 목표는 '전년도 대비 매출액 OO% 향상' 식의 목표가 아니었다. 자유로운 여가 생활과 학습에 관한 성장이 나의 목표였다. 이런 목표가 가능한 것이 1인 기업가의 세계다.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계!
2. 1인 기업가의 세계가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고 싶을 때 일을 한다는 말이 그들의 업무량이 적다는 뜻은 아니다. 나 역시도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한다. 당신이 만약, 하루에 9시간 내외를 근무하고 주말에는 쉴 수 있는 여건의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1인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보다 많이 일할 각오를 해야 한다. 특히, 조직을 나온 직후라면, 1인 기업가로서의 삶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전까지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크레벤의 백기락 회장의 말을 들어보자. "1인 기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초창기의 어려움은 각오해야 한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여유를 찾기 위해서 1인 기업을 시작했다고 해도 초기에는 집중적인 강도로 일을 해야만 후일의 여유를 얻을 수 있다. (중략) 1~2년은 고생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
나는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조바심을 버리고 실력 쌓기, 자신을 알리기, 파트너와 연대하기 등을 성실히 준비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긴 호흡으로 준비하자는 말이다. '대박'의 비전을 품었더라도 현실을 감안하여 '중박'을 추구하여 삶의 안정권을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원대한 비전에 걸맞은 철저히 준비와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면, 성공적인 전환도 늦어질 것이다. 이 점에서 배울 이는 공병호 소장이다. 그의 헝그리 정신은 대단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습니다. 홀로 사업을 시작한 후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간다고 생각했어요. 37세부터 출세해 3년 동안 운전기사가 딸린 가장 좋은 승용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TV 출연도 여러 번 했죠.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홀로서고도 누군가 나를 우러러 봐주기를 바라는 것은 오산입니다. 사회에 나오면 그 모든 배경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때문이죠. 조직을 떠나 1년은 택시 한 번 타본 적이 없습니다.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강연을 다녔습니다. 당시 저의 강연료는 고작 30만원이었어요. 인생을 바닥부터 다시 포맷하자고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새로운 공병호로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했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나도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 그래서 자주 주지시킨다. 절박하지 않은 사람이 변화에 성공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을.
3. 성공한 1인 기업가의 세계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이 가득하다. 1인 기업가의 삶이 만만치 않더라도 나는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을 떨쳐 내고 어서 뛰어들라고 말한다. 두려움을 떨쳐내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기에 한 권의 책을 정독하기를 권하기도 한다. 수잔 제퍼스의 [도전하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두려움을 가장 깊이 있게 다룬 책이다. 설명은 쉽고, 그녀가 제안한 방법론은 탁월한 효과가 있으니 정말 좋은 책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과 회사에서 얻을 것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든지 회사에 붙어 있으라고 권한다.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에게 1인 기업가의 세계는 회사보다 냉혹한 삶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에서 얻을 것이 남아 있는 이들은 1인 기업가의 삶으로 뛰어들기에는 시기상조다. 삶과 일에 대해 배우면서 돈까지 주는 곳이 바로 회사가 아닌가.
구본형, 2011년 변화경영연구원 여행에서.
나는 열심히 일한다. 일이 많지만,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1인 기업가의 삶에도 힘겨움과 도전이 있고,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치열함이 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점점 자기다워지는 짜릿함이 있고, 치열함 속에서 자신을 계발되고 있다는 만족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 승부와는 별개의 즐거움이 있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느끼는 행복이 있다. 일의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내가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으로 일할 수 있으니까.
- [첫걸음] 내가 원하는 일은 무엇인가?
- [준비됨] 그 일에 전문성을 깃들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마케팅]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언젠가 1인 기업가가 되면) 자신의 서비스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youniqu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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