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벌벌 떨며 사발을 집어 든다. 사발 안에 든 사약을 들이마신 사내가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화완옹주와 함께 이산을 모략하고 당쟁을 주도한 정후겸의 최후다. 그 날, 정후겸은 낚시를 다녀왔다. 인생에서의 마지막 날을 낚시를 하고 유배지로 돌아왔다. 그 곳에는 홍국영과 군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홍국영과 정후겸은 이생에서의 마지막 술자리를 가진다. 간단한 술자리다. 홍 : 낚시를 다녀오셨다 들었습니다. 정 : 그랬네. 이곳에 와 쭈욱 포구에서 낚시대를 들이대고 있었지. 그러고 보니 내 번잡했던 마음이 달래지더군. 어쩌면 날 낳아준 친아비처럼 그렇게 평생을 어부로 살았어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었어. 내 괜한 쓸데없는 얘기를 했군. 이제 조정을 쥐고 흔들 권세를 쥔 자네한테는 공연한 소리가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