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니 기일 며칠 전, 4월 2일은 어머니 기일이었다. 올해로 열일곱 번째가 되었다. 세월은 지체함이 없다. 나는 청도 인근의 남성현 고개, 어느 작은 산으로 갔다. 엄마가 잠들어 계시는 곳, 앞에 서기만 하면 눈물이 나는 곳. 망자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기에 (그래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망자를 그리는 이들은 그의 뼈가 묻힌 곳을 찾는다. 늘 마음 속에 품고 살고 있기에 항상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나, 그리움이 절절해지거나 특별한 날이 되면, 발걸음이 그 곳을 향한다. 묘하다. 지난 해, 출간한 책을 엄마 묘 앞에 두고 왔는데 아직까지 있을까? 책은 없었다. 궁금했지만, 의붓아버지가 가져가셨나, 하고 생각했다. 올해 기일에는 외삼촌, 외숙모, 외할머니와 함께 엄마에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