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 주섬주섬 여장을 꾸려 다산 생가 ‘여유당(與猶堂)’행 길을 나섰다. 하필이면 여행가는 날에 웬 비람, 하고 투정 섞인 생각이 들었다. 다산 선생님이 쓰신 책과 누군가가 다산 선생님에 관하여 쓴 책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우산도 챙겨들었다. 마음먹은 일을 행하는 길이니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다. 지하철에서 책을 꺼내들고 읽었다. 집에는 다산 선생이 쓰신, 혹은 다산 선생에 관한 7~8권의 책이 있었다. 그 중에 어떤 책을 넣어갈까, 하는 짧은 고민 후에 선택된 책은 『뜬 세상의 아름다움』이라는 가벼운 다산 산문집이었다. 책을 펼쳐 들었는데, 첫 장의 첫 구절이 그대로 마음에 와 닿았다. “벼르고 벼른 끝의 다산 생가 행이었다.” 하하. 저자는 여유당으로 가는 길이다. 나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