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권의 책을 허벅지 위에 떨어지지 않게 올려 놓고 이 글을 쓴다. 11월 들어, 우리 집에 세 녀석들이 '침입'했다. 내 허락없이 우리 집에 들어왔기에 침입이라 표현했지만, 사실 책 구입을 자제하리라는 내 의지를 짓밟고 들어왔으니 '정복'이라 표현하는 것이 이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그렇다. 11월에도 기어이 나는 두 권의 책을 사고 말았다. (한 권은 선물 받았다.) 먼저, 나를 정복한 두 권의 책. 『왜 도덕인가?』와 『책을 읽을 자유』. 『왜 도덕인가?』는 변명의 여지가 있다. '도덕주의의 유익과 한계'는 요즘 나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단 하나'가 아니라, '중 하나'라는 게 조금 머쓱하긴 하지만, 요즘의 내가 자주 도덕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분명하다. 도덕주의, 곧 도덕적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