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온 몸이 간지럽다. 벌레가 온 몸을 훑고 지나는 듯한 느낌에 몸 이곳저곳을 긁는다. 벌레가 아님을 확인하며 안심하고 나면 이내 다른 곳이 간지러워진다. 또 긁적긁적. 바닥에서 벌레가 기어올까 봐 나 지금 의자 위에 두 다리를 들어올려 글을 쓰고 있다. 에공. 미치겠다. 나의 1/500 밖에 안 되는 조그만 놈 때문에 쪼그려서 글을 쓰는 모습이라니. 이것은 돈벌레를 나의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난 다음의 증상이다. 난 무지막지하게 벌레를 싫어한다.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하다. 깬다. 이 말은 7년 전, 여자 후배들이 나를 보며 했던 말이다. 장난으로 내게 벌레를 던졌는데, 내가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던 게다. 내가 봐도 깬다. 그런데 난 정말 머리가 깨질 만큼 벌레들이 싫다. 바퀴벌레, 송충이, 돈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