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동안, 저를 따르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나를 선생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를 표현할 때 '제자'라고 하기에 쑥쓰러워합니다. '제자'라는 말을 쓰는 순간, 난 선생이 되는 것인데, 그 선생이란 단어가 퍽 부끄러워지는 단어입니다. 왠지 삶과 말과 글이 일치하여 그의 삶에 사표가 되어야 할 것 같고, 늘 깨어 있는 맑은 정신으로 인도해 주어야 할 것 같고, 성실함과 치열함으로 내 분야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 같아서. 하하하. 저는 그렇지 못하기에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나를 선생이라 부르는 이들에게 '제자'라고 부르기는 퍽 민망합니다. 저는 말만 그럴 듯한 사람이고, 때로는 흐리멍텅한 생각으로 살기도 하고, 성실함과 치열함은 저의 삶에서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