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9시, 카페에 앉았다.
카페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고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안했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올 때,
나는 창가에 붙어 앉아 강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보았다.
겉과 다른, 속 의도를 품으면
자꾸만 내면의 평화를 놓치게 된다.
겉이 속을 닮아갈 때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평안해진다.
오늘 느끼는 고요한 평안은
진실해지려는 노력의 결실이리라.
마음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일의 그르침과 관계없이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고요한 이 시간이 참 달콤하다.
반나절을 휴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감사하고 짜릿한 것은
열심히 보낸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제는 참 열심히 보낸 하루였다.
오늘은 참 달콤한 휴식이 있는 하루다.
치열한 일상이 창조적이고 평화로운 휴식을 만들고
생산적인 휴식이 일상에 역동적인 기운을 불어넣는다.
노트북을 켰더니 붉은 노을이 반긴다.
아름다운 황혼의 노을이 그려진 바탕화면이다.
한 사람 인생의 황혼도 저리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내 인생이 그러하기를 소망했다.
문득 눈물이 그렁해졌다. 엄마도 생각나고
하나님도 생각나고, 내 지난 과오들도 떠올랐다.
내 과거의 불찰들이 떠오를 때 드는 첫 마음은,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 끝판 대장까지 가겠다는 각오로
달려든 오락실 게임기에서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찌하다 실수로 첫판에서 비행기 한 대를 잃으면
나는 게임기를 껐다가 켠 적이 있었다.
그것은 인생을 대하는 바른 태도가 아니다.
누구도 자기 인생의 실체를 부인하면서 성장할 순 없다.
첫판에서 잃은 비행기 덕분에 더욱 집중하여
신기록 점수를 세웠던 옛 일을 떠올린다.
지나온 과거를 Reset 할 순 없지만,
나의 마음과 Reset 하여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순 있다.
오늘은 아름다운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야겠다.
괴롭기도 할 정도로 부끄러운 내 인생이지만,
주위의 몇몇에게는 애정과 열정을 주기도 한 내 인생이다.
선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힘껏 쫓아 나갈 그림 하나.
오늘이 그런 그림을 그리기에 괜찮은 날이 되어 주었다.
하루하루, 참 소중한 내 인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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