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살까?, 라는 질문을 내뱉곤 하며 요즘을 지낸다는 이의 글을 읽었다. 삶을 스스로 놓을 만큼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의 일상이 날마다 기쁨과 활력으로 넘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아마도 왜 살까, 라는 질문은 자조적인 회의가 아니라, 창조적인 물음이었을 것이다. 지금과는 다른 일상을 창조해보고자 하는 열망의 물음 말이다. 그 물음에 힘이 되는 말로 답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못했다.
2.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보았다. 나는 왜 살아가는 것일까? 사는 데에 이유가 있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가 우리에게 삶이란 것을 주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 아닐까? 죽지 않았기에 사는 것이 살아가는 진짜 이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사랑하기 위하여, 자기실현을 위하여 등의 삶의 목적에 대해 동의하지만, 그것은 제1의 이유가 아니라 죽지 않아 살아가는 것 위에 덧입혀놓은 제2의 이유인 게 아닐까?
3.
질문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왜' 살까, 라는 질문 자체가 현명하지 못함을 깨달았다. 삶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이라면, 그것에다 왜라고 이유를 묻는 것은 하릴없다. 대신에 어떻게라고 방법론을 물어야 한다. 누구도 자신의 국적과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면, 나는 왜 이 나라, 저런 부모님에게서 태어났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의 환경과 잘 화해하여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가 중요한 것이다.
4.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가치 있는 삶 What is worth while?]이란 책을 찾아 읽다보니 하나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말했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은 버리는 것"이라고. 잘 버리는 것은 변화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책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배가 바다로 나갈 때 꼭 필요한 짐만 싣듯 인생이라는 항해에서도 꼭 실어야 할 것들만 실어라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저자는 괜찮은 지혜 하나를 내놓았다.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버리자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적어도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이라도 버리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삶은 점점 더 가치있어 질거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한,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초석을 쌓기 위해 버려야 할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거짓을 버려라. 거짓은 영원과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것은 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데 있다.
2) 걱정을 버려라. 걱정은 사소한 것만 크게 확대시키는 돋보기처럼, 정작 삶에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 신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갈 충분한 힘과 감각을 주셨다.
3) 불만족을 버려라. 불만족은 결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헛된 욕망과 욕심에서 생기는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기회를 만난다.
"우리의 환경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영혼은 맞서 싸우고 극복할 때 강해지기 때문이다. 숨이불은 부드럽기만 할 뿐 힘이 없다. 마찬가지로 좋기만 한 환경에 뿌리내린 영혼은 연약하기만 하다."
4) 이기심을 버려라. 영원한 삶에는 욕심이 없다. 모든 것이 모두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신의 계획서에는 자신을 잊고 세상을 이롭게 하고 선행하는 이들이 축복을 받도록 되어 있다.
5.
나는 이것이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충분조건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충분조건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방금 배운 지혜에 동의한다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 익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뿐이다. 나의 생각들이 왜 살까를 두고 고민하는 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이어가는 데에 작은 힌트라도, 짧은 실마리라도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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