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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강사는 청중을 참여시킨다

카잔 2016. 6. 14. 10:23

좋은 강사는 청중을 참여시킨다
워크숍 강의력의 핵심역량 (2)


워크숍 강의력의 두 번째 키워드는 "참여"다. 강의 형식이 아니라 워크숍 형식이라는 말은 무엇보다 "청중을 참여시켜라"는 의미다. 특강의 주인공이 강사라면, 워크숍은 주인공은 청중이다. 워크숍에서는 (강사가 아닌) 청중이 말하고, 움직이고, 참여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


워크숍 강사라면, 애초부터 ‘청중들이 무언가를 듣기 위해 왔다’고 생각하지 말고, ‘청중들은 행하고 말하고 토론하고 피드백을 받기 위해 참여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특강 강사들이 "무엇을 말할까"를 고민한다면, 워크숍 강사는 "어떻게 참여시킬까"를 궁리한다. 워크숍을 진행하는 강사들을 퍼실리테이터(FT, 촉진자)라 부르는 이유다.


청중의 참여와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워크숍 설계 시 PBL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PBL은 이중적 의미다. 참여 중심의 학습(Participation Based Learning) 그리고 문제 중심의 학습(Problem Based Learning)!

퍼실리테이터는 청중을 참여시키기 위해 적절한 질문을 제기하고 주제 이해를 돕는 활동을 설계해야 한다. 적절한 질문이란 주제를 관통하는 질문, 숙고를 유도하는 질문, 생산적 토론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을 말한다.


청중을 참여시키는 '질문 제기'와 '활동 설계'가 워크숍 강의력의 핵심역량이다.(Participation Based) 효과적으로 참여시키려면 참가자들의 지금의 현안과 고민을 담아야 한다(Problem Based).


설명하려 들지 말고, 어떻게 참여시킬까를 고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사례를 들어본다. 프레젠테이션을 주제로 강연할 경우, 어떻게 ‘활동 설계’를 적용할까? 다음의 활동이 하나의 사례가 되겠다. 여러분이 교육에 참가했다고 가정하고 읽어보시기 바란다. 번호를 매겨 소개했지만 항목 구분을 위함이지 절대적인 순서는 아니다.


1) "회사로 돌아가면 교육참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해야 하는 분들이 계시죠? 임직원들에게 이번 교육을 프레젠테이션 한다면, 어떡해야 할까요? 방금 배운 강연 설계의 3원칙을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라는 과제를 제시한다(참여 과제 제시). 2) 조별 토의를 하고 발표를 요청한다. 3) 각 조 발표가 진행될 때마다, FT는 어떻게 하면 최선의 효과를 거둘지에 대한 누락된 지식을 설명한다(선 발표 & 후 코멘트). 4) 프레젠테이션 역량을 평가하는 셀프진단표를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조별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면 금상첨화다(객관적인 진단 제공).


이 활동 설계가 모든 워크숍에 유효하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설계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참가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얼마나 끌어내는가에 달렸다. 내가 위와 같이 설계한 이유는 참가자들 대다수가 회사로 돌아가 전달 교육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교육 중 활동이 그들의 당면 과업에 직결된 셈이다. 참가자들이 저 과정에 집중했음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나는 활동 설계와 함께 좋은 질문을 제기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어떤 노력을 하는지 정리해 보았다. 강연 콘텐츠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나야 좋은 질문을 떠올릴 수 있음을 상기하면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1) 요구를 분석한다. 교육에 참가한 회사의 ‘현재 상태’와 그들이 바라는 ‘바람직한 상태’를 이해한다. (훌륭한 FT는 요구에 화답하고, 시시한 강사는 청중과는 상관없이 아는 지식을 쏟아낸다.) 2) 요구를 해결하는 콘텐츠를 공부한다. 요구를 해결하는 지식을 찾고 공부해야 한다. (훌륭한 FT는 요구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시시한 강사는 아는 지식에 요구를 끼워 맞춘다.) 3) 청중의 요구와 해당 콘텐츠를 들여다보며, 청중에게 제기할 질문을 숙고한다. (훌륭한 FT는 청중을 몰입시키고 교육 목표로 이끄는 질문을 궁리하지만, 시시한 강사는 강연 진행을 위해 의미 없는 질문을 습관적으로 던진다.)


훌륭한 FT는 집단 지성을 끌어내는 질문을 설계한다. 좋은 질문은 청중의 회의적인 팔짱을 풀게 하고, 의자 뒤로 젖혀진 수동적 태도를 책상 앞으로 끌어들인다. 무엇이 좋은 질문인가. 그들의 관심사와 현안이 반영되면서도 요구 분석과 연결되는 질문이다. 일찌감치 요구 분석과 해당 콘텐츠를 구성해 두고 나서도, 나의 고민은 강연 전날까지 끝나지 않는다. 어떤 질문이 더 나은 참여를 이끌어내는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궁리하기 때문이다. 나의 질문 제기 사례 하나를 소개함으로 글을 마친다.


10~20년차 된 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들에게 지식전달자가 아닌 삶의 모델이 되는) 교사 리더십> 연수를 진행했을 때, 나는 다음의 질문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여러분 인생에서 최고의 학습 경험은 무엇인가요?" 교육 참가자인 선생님들은 학교 수업이나 독서가 아닌, (군대시절과 같은) 삶의 경험, (이혼이나 승진 누락과 같은) 삶의 충격들을 얘기했다.


나는 삶을 바꾸는 학습이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 청중들 스스로 느끼게 한 후, 어떻게 하면 삶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다루어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학습이론 하나를 자세히 풀어감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의 도입부터 본론, 클로징까지 하나의 질문 - 하나의 이론 - 하나의 실천지침을 다뤘다. 결과는 좋았다. 여러 명의 강사들 중 최고 평점을 받았다. 담당 선생님이 보내준, 차트로 표현된 교육성과보고서를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