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하루NA] (5) 직장 상사.

카잔 2009. 7. 6. 23:43


7월 6일.
직장 상사.


사당역 반디앤루니스에 도착했다.
시각은 12시 16분, 손님이 없어 한적했다.
평대에 놓여 있는 책을 이리 저리 훑어본다. 
귀여운 강아지를 만지듯 한 권 한 권 책을 매만지기도 하며
씹어삼킬 만한 책이 없나 사냥개처럼 이리 저리 어슬렁거린다.
내 첫째 자식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으나,
둘째 자식(공저)은 신간이라 금방 눈에 띄었다.
저 놈이 여러 사람의 사랑을 받을까, 하는 것에는 관심을 끈다.
이제는 그저 셋째 녀석의 아름다운 탄생을 위해 노력할 일이다.

사실, 새로 나온 신간들을 뒤적이느라
둘째 놈에게는 시선을 줄 시간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아, 오셨나 싶어 두리번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은 나의 직속 상사였던 분이다.
아마도 오래 전에 도착하셨나 보다.
어딘가에서 책을 읽고 계셨던 듯 했다.
만나서 악수를 하고 반갑게 포옹을 했다.
그는, 악수하는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보다 따뜻한 사람이다.
꽤 오랜만의 만남인데도 우리는 편안했고 정겨웠다.

그간 잘 지냈냐는 반가움 섞인 질문, (난 정말 잘 지냈다.)
블로그를 통해 나의 소식을 종종 접한다는 인사, (고마웠다.)
우리가 처음 본 게 언제였냐는 얘기 (7년 전이다) 등을 나누며 식사를 했다. 
맛있는 식사가 어디로 들어갔는 줄 모르게 나는 퍽이나 반가웠다.
우리가 칠년 만에 만난 것은 아니다. 내가 군대에 갔을 때 면회도 오셨고,
다른 회사로 옮기었을 때, 그 회사에 가서 강연도 했고
따로 만나 차와 식사를 했던 적도 두어 번 정도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종종 만나 그간의 안부를 나누곤 했다.

(맛있기로 유명한 집인데) 맛도 모른 채 식사를 하고 자리를 옮겼다.
그 곳에서 자기다움, 행복, 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에게 몇 가지를 물으셨고,
나는 그 물음으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쏟아 내기도 했다.
참 열심히도 들으셨고, 순수하게도 질문하셨다.
그 질문에 나는 또 진솔한 내 생각을 전했다.
손아랫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도 경청해 주어 고마웠다.
나는 뭔가 도움을 드리고 싶었고,
아니 작은 힌트가 될 만한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다.
우리는 진지했고, 진지했던 만큼 즐거웠다.
나를 '재야'의 강사라고 표현한 게 퍽 재미있었다.
(그 분은 기업교육의 현장에 늘 계셨으니... ^^)

서점에 가서 서로에게 한 권씩의 책 선물을 했다.
책에다 마음을 담은 메모를 하여 서로에게 건넸다.
집에 선물 드리려고 준비해 둔 책이 있는데 깜빡한 게 아쉬웠다.
그 분은 내게 영양제 한 통을 선물로 주었다.
책을 함께 읽고 한 달 후 즈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나더라 책을 정하라 하시어 『익숙한 것과의 결별』로 했다.
8월의 어느 날, 우리는 다시 만나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겠지.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저 기분이 좋아 오늘처럼 블로그에 몇 문장을 끄적이겠지.
그 때도 아마 블로그에 나눌 만큼의 특별한 이야기는 없겠지만
그저 기분 좋은 이 느낌을 기록해 두고 싶을 것이다. 오늘처럼.


[오늘만세]

- 희석은 꾸밈이 없잖아.
와, 기분 좋네요. 꾸밈 없다는 말 참 기분 좋아요.
정말 그렇잖아. 말과 삶이 일치하니까.
이 말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제대로 살았구나, 싶었다.
진솔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내가 추구한 가치를 알아 주니 기분좋을 수 밖에.
희석은 돈 잘 벌잖아, 라는 말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이런 말 하신 건 아니고, 사실도 아니지만.. ^^)

수년 전부터, 진솔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화가 나면 화를 내며 살았다.
(이는 성질 더럽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을 무릎써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다.)
기분이 좋으면 입 벌리고 헤헤 거리며 살았다. (이건 비교적 쉬웠다.)
모르는 것은 편안하게 모른다고 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이젠 완전 쉬워졌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겠다. 꾸밈없이. (요즘엔 외모도 완전 꾸밈이 없다. 이건 문젠데. 호호.)

- 직장에 있을 때마다 상사 한 두 분과,
그리고 후배들 몇몇과는 좋은 관계를 맺었던 것 같다.
직장 상사로는 오늘 만난 분과 B2B팀에 있을 때 팀장님과 친밀한 사이였고
군대에서는 군수과장님과 각별한 느낌을 나눴다.
후배들로는, 군대에서 나의 한 달 후임병을 아주 좋아했었고,
선임병 한 명과는 지금도 종종 통화를 한다. (선임병이지만 3살 아래다.)
그와는 자주 통화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늘 마음은 통한다. 와우팀원이기도 하니. ^^
그러고 보니, B2B 팀에서의 후임 직원도, 동료도 와우팀원이네. ^^ 하하하.
나의 인간 관계가 이리도 좁았던가~! ^^

내 생각은 이렇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지는 못한다.
내 곁의 몇 명을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는 못한다.
그저 내 곁의 몇 명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 My Story > 아름다운 명랑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NA] (8) 강연.  (14) 2009.07.14
[하루NA] (7) 행복.  (4) 2009.07.08
[하루NA] (4) 유럽 여행.  (6) 2009.07.03
[하루NA] (3) 동아일보.  (29) 2009.06.30
[하루NA] (2) 정리 정돈.  (2) 2009.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