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산법화원에서의 오후
이국 땅
한가로운 오후
하늘을 수놓은
하늘거리는 수양버들
그윽한 풀내음마냥
평화로운 마음
지저귀는 산새소리
중국풍의 현악기 음악 소리
나뭇잎이 바람을 반기는 소리
즐거이 노래하는 내 마음의 소리
신령처럼 지나가는 스님
하루를 마감하는 발걸음에도
저리 여유 있으니
어찌 내 걸음 재촉하여 목적지만 향하리
관세음보살의 자애로운 미소처럼
내 삶 역시 여유롭기를 자비롭기를
해상왕 기념하러 왔다가
내 마음의 평화 누리고 가네
이 마음 고이 품어 기억하여
내 나라 땅에서도 맛보기를 누리기를
*
늘 셋이서 다니다가 잠깐 동안의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앉아서 쉬었다.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고 눈 앞에 보이는 풍광이 참 예뻤다. 갑자기 시를 쓰고 싶었다. 생각나는대로 갈겨댔다.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가왔다. 아!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한 편 더 썼을 텐데.
그 때의 시를 이 곳에 옮겨 적으며 한 가지 교훈을 얻는다. 앞으로 시는 쓰지 말자고. ^^
적산법화원에서는 정자의 그늘 아래서 세상 모르게 낮잠을 자기도 했다. 머리 속에 근심은 눈꼽만큼도 없었고 마음은 깃털만큼 가벼웠다. 산새소리 들으며 스르륵 잠이 들었고 한 시간여를 세상 모르고 잤다. 작은 여행 수첩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너무 짧다.
2:25~3:30 잤다. 정말 행복한 여유.. 좋다.
지금 생각해 보니 행복하기에 뭐가 더 필요한가 싶다. 행복은 추구할 필요도 없다. 행복은 추구하고 성취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 같다. 나는 행복을 찾지 않았고 얻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다. 방금 전에 창문을 열었더니 신선한 공기가 들어왔다. 이처럼 편안히 잠을 잤더니 행복이 느껴졌다. 기분이 들뜬 상태만이 행복이 아니다. (때로 행복은 슬픔과 함께하기도 한다.) 아! 행복한 낮잠에서 깨고 난 후의 몇십 분 동안의 감정과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 때... 내가 어떠했더라?
마음은 잔잔하고 고요했다. 비 온 뒤의 개운함처럼 세상의 빛깔은 선명했다. 머리 속은 단순했고 그윽한 무념이기도 했다가 한 가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냥 좋았다. 이게 전부다. (사실 더 이상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 이게 행복이리라. 행복.
최근 두 번의 중국여행을 다녀왔다. 중국 여행을 떠나기 전, 모두들 즐거운 여행 되라고 덕담을 건넸다. 한국에 돌아온 다음 날, 와우팀원 한 명이 즐거운 한국여행 되세요, 라는 말을 건넸다. 좋은 말이었다. 나는 지금 한국 여행 중이다. 그럼, 오늘은 낮잠이나 자 볼까? ^^ 그럼 조금 덜 바빠야 하는데... ^^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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