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와서 플래너를 펼쳤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들여다 보기 위함이다. 아침에 적어 둔 첫번째 일을 보며 피식 웃는다. "산책하며 생각하기" 집 안에서 오늘의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몰랐다. 밤새, 하얀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음을. 오전 10시. 문자 메시지 하나가 날아들었다. "4시간째 출근 중이예요. 아직 고속도로에 있어요."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로 출근하는 와우팀원의 메시지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할 듯 하다"는 이어지는 글에 하하하 웃었다. 다행히도 그는 홀로 시간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기에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이 황당, 유쾌, 곤란한 사태를 하늘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지금도 눈은 펑.펑.펑. 내리고 있다. 그리고 고속도로 위의 그녀는 지금도 그 속에 '갇혀' 있다. 부디 즐기는 힘이 오래 오래 발휘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