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티벳의 영적 스승 소걀 린포체의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를 읽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행하든지 우리의 모든 행적은
죽음의 순간에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모든 것, 그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감안됩니다." (p.48)
나는 영적 스승도 한번씩 그릇된 말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지난 날의 과오 몇 가지는 제외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고
흐뭇한 일 몇 가지는 과중치가 부여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죽음의 순간, 내 모든 행적이 나의 평가에 반영된다는 말을 부정하고 싶었다.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나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관건인데
실제로 이 부분에서 포기를 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알려면 자신의 결점을 끄집어내서 그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자신에게서 그것이 발견되면 쓰레기통의 뚜껑을 덮듯이 닫아버리게 됩니다." (여원재님)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어느 블로그 방문객이 남겨 주신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내가 쓰레기통의 뚜껑을 닫듯이 나의 과오를 외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자신의 어두운 부분도 받아들여야 함에 깊이 공감했다.
내 안에는 영적 구루의 말을 부정하려는 마음도, 인정하려는 마음도 있었던 것이다.
2.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은 지혜와 영성이 담긴 놀라운 책이다.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간디에서 히틀러까지, 모든 인물이 될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히틀러가 될 수 있는 면이 있음을 인정하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에게는 부정적인 모습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부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자신은 결코 부정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할 리가 없다며
자신에게 잠재된 어두운 면을 완전히 부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큰 문제입니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단 인정하고 나면 노력으로 그것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p.26)
3.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에 힘을 얻고서야
비로소 소걀 린포체가 던진 지혜로운 말들을 온전히 수긍하게 된다.
마음이 편안해졌는데, 엘리자베스로부터 도전과 위로를 동시에 얻은 덕분일 게다.
죽음의 순간에 내 모든 행적이 나를 보여줄 것이라는 말을 거부했던 것은
나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인간의 양면성을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사람에 대해 믿음을 거둘까 봐 걱정해서다.
사람들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려 들지만
한 사람 안에도 좋은 면과 나쁜 섞여 있기에 보다 큰 지혜가 필요하다.
좋은 사람을 우상화하지 않고, 나쁜 사람을 절대악으로 간주하는 않는 인간이해 말이다.
마틴 루터 킹의 여성 편력에 대한 실상을 알고 나서도 그의 업적을 존중할 수 있고
『악마』가 톨스토이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상상하면서도 그를 존경할 수 있어야
사람의 양면성을 이해한다고, 그리고 사람이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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