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두 시간 반.
공유기를 샀기에 보안 강화가 필요했다.
네트워크나 PC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것 저것 시도해 보았다. 잘 되길 바랬다.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를 제거할 수 없었고,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닫히지도 않는 창, 해결되지 않는 오류.
이걸 갖고 끙끙대느라 두 시간 반을 보냈다.
컨트롤되지 않으니 신경질이 났다.
기계를 만지느라 보낸 시간이
아까운 것이 화의 중요 원인이다.
골치가 아파져 잠을 청했다.
연이어 세 시간.
부아가 치밀어오르거나
머릿 속이 복잡해질 때, 자는 것이 최고다.
일어났다. 또 다시 3시간이 지났다.
으악, 이렇게 오전 시간이 다 지났다.
노트북을 보니 오류가 그대로다.
결국 전원을 뽑아 강제 종료했다.
결국, 이 놈 때문에 날린 시간이 5시간 30분이다.
다시 두 시간 반.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집을 나섰다.
토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지하철 2호선은 무지 복잡했다.
한 대를 그냥 보냈다.
하하. 이럴 때 한 대를 보내면
곧장 (비교적) 텅 빈 열차가 오기도 하니까.
제길, 그 다음 열차까지의 텀은 길었고,
사람은 더 복잡했다. 에이씨. 이거 뭐야.
탔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 그리고 불쾌함.
정거장마다 지하철은 사람들을 쏟아냈고
다시 그 공간은 또 다른 사람들로 채워졌다.
더 이상 타고 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강남역에서 내렸다.
9호선 신논혁으로 뛰어갔다.
뛰면 급행을 탈 수 있는 시간대였기에.
겨우 탔다. 땀이 났다.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공함에 도착했다.
허나,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어
만나기로 한 장소를 알 수가 없었다.
휴대폰은 켜자마자 다시 꺼졌다.
헉! 큰일이다. 편의점에서 충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떠오르지 않았다. 넓은 공항을 찾아다녔다.
어쩌면 못 만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기적처럼 만났다.
지금 생각해도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
5시 2분이다. 약속 시간에 2분 지각이다.
이렇게 두 시간 반을 이동하는데 보냈다.
이동하면서 책을 읽어 즐거웠지만, 지각한 것은 싫었다.
결론은 지각
올해 들어, 세번째 지각이다.
지각으로 처리하기엔 도착한 시간을 따졌을 때
아쉽지만, 어쨌든 만난 시각은 늦었다.
나를 늘 관대하게 대해 왔으니 올해 만큼은 바뀌어 보자.
모임과 약속 모든 시간 약속을 제대로 지키겠다는 결심을
지금까지는 훌륭하게 잘 지켜왔다. 세번의 지각은
한 번은 6분 지각, 또 한 번은 10분 지각, 그리고 오늘이다.
훌륭히 해 오던 것을 오늘 깨뜨린 것 같아 이것도 짜증이었다.
허허. 오늘은 참 여러 번 짜증내며 지내는구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
귀가하는데 다시 2시간. 긴 하루였다.
후회만 남은 하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도로 가는 녀석을 배웅한 것이 오늘의 (유일한) 의미였다.
불만족한 상태로 살 수는 없기에
나는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마지막 한 마디.
하루의 마지막 순간에
고달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가 있어 고맙다.
나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의미가 됨으로 살아가는 힘을 얻으며 산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