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친구가 세상을 떠난다는 건

카잔 2014. 7. 10. 14:44

 

 

독백

 

친구야,

너를 추억하며 눈물짓고

슬픔을 달래려 시를 짓는다.

 

네가 떠난 후에 쓴 글들과

너를 그리워하는 시들이,

어제는 나를 위무했는데...

 

오늘은 허망하게 느껴진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네가 읽지도 못하는데...

 

친구야,

 

마음속엔 여전히 네가 존재하지만,

그 역시 무슨 의미란 말인가.

나 홀로 묻고 대답할 뿐인데...

 

아!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건

눈을 보며 나누던 대화가 끝나고

독백이 시작되는 것이로구나.

 

 

#. “네 딸들에게 남길 동영상을 하나 찍자.” 생전의 친구에게 부탁했던 말이다. 오늘에야 깨달았다. 내게도 그러한 동영상이 필요함을. 왜 그때 나는, “친구야, 네가 그리워질 때마다 볼 수 있는 동영상 하나를 찍자”고 부탁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나는 22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엄마 특유의 몸짓도 모른다. 동영상이 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얼마나 자주 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 또, 이상은 노래 <삶은 여행>을 들어야 할 때가 왔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도 읽어야겠다. 지난주, 읽을 책을 한 권 추천해 달라는 제수씨 부탁에 『인생수업』을 사 주었다. 내게도 지금 그 책이 필요하다. 어제는 문자 메시지로 <삶은 여행>도 들어보라고 권했다. 오늘 나도 여러 번을 들어야 했다.

 

#. 점심 약속이 있어 나갔더니, 날씨가 무지 더워 입맛이 사라졌다. 여름이 왔구나, 싶었다. 듣자하니 어제도 무더웠단다. 최근 날씨가 이랬단다. 밤에 조금 덥다는 느낌이 들긴 했는데, 더위를 체감한 건 오늘이 처음이다. 그간 친구와 함께 하느라 더위를 모른 채 지내왔구나 싶었다. 지인과 함께 식당을 찾아다니다가, 녀석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떠올라 울컥해졌다. 더위 탓인지, 친구 탓인지 식사 대신 팥빙수를 먹었다. 식사하려고 만나, 간식으로 떼우다니! 나의 식습관을 아는 지인이 놀라워하면서 물었다. “괜찮아?”